메모어 멤버들의 회고하는 삶을 나눕니다.
메모어 회고인(人)터뷰 란, 메모어 멤버들의 회고하는 삶을 보다 깊게 풀어내고 나누는 자리입니다.
회고의 정체기를 겪고 있는, 회고를 보다 삶에 잘 적용하고 싶은, 또는 회고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은 멤버분들을 위해 준비한 기획입니다. 회고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다른 멤버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메모어 멤버들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Q. 안녕하세요 채은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메모어 3회차 박채은입니다. 에너지 회사에서 영업관리/기획을 하는 6년차 직장인이고요. 러너이자 아달대장인 달리(DALLI)라고도 불리웁니다. 한 때는 작가였고 최근에는 작은 사업을 꾸리고 있습니다.
출퇴근도 버거웠던 초년생 시절, 야근에 수차례 패배하다 아침 달리기로 땀 흘리는 인생의 탁월함을 깨닫게 되었고 이후 '아침에달리' 달리기 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회 초년생의 어려움을 달리기로 풀어나가는 글을 쓰다 보니 '어느 날, 아침이 달리자고 말했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오랜 본질은 근면성실한 직장인이며, 회사에 머무르는 시간만큼은 유능함을 느끼고 싶어 일잘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알게 된 만큼 모르는 것이(새로운/더 전문적인 부분이) 많아 지는 게 당연하다라는 조언을 들은 뒤, 모호한 세상을 저만의 리듬으로 헤쳐나가는 방식에 관심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용실에만 가면 돈을 내고도 눈치를 받는 곱슬머리들을 위하여, 곱슬전문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헤어제품 제작-판매를 통해 (반)곱슬머리들도 매직스트레이트의 강박에서 벗어나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우당탕탕 제조-마케팅-판매까지 경험해 보는 중입니다. 두서 없는 여러 관심사를 꾸준히 오래토록 매만져왔으며, 덕분에 주된 일상은 업무와 달리기, 글, 그리고 곱슬예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회고인터뷰를 위해 지난 회고록을 되돌아보니, 놀랍게도 작년 중순까지 제가 가장 싫어했던 사람은 바로, "올해는 어땠어?" 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었네요. 그 이유는 지난 일 년간 도통 무엇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서 인데요. 지금은 메모어 덕에 주 단위로 흘러가는 시간들을 쌓고, 분기 단위로 맺은 열매들을 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매번 다르지만 때마다의 저와 제 생각들을 잘 소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메모어와 함께 일상을 조금 더 단순하게 만들고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하는 중입니다.
저의 일상과 생각을 자유롭게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에 저에게 맞는 4개의 카테고리를 직접 정했어요.
덕분에 스마트폰 시간도 줄이고, 보고 들은 인사이트와 소중한 감정도 남기고, 다음 주 힘을 내 실행할 목표도 세우고 있습니다.
Q. 채은님은 회고를 어떤 방식으로 작성하시나요?
처음 메모어에 들어왔을 때는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이 되었어요. 그래서 오리엔테이션 회고 세미나에 참석했었는데요, 그 때 배운 방식이 4F, kpi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회사처럼 목표관리, 성과지표 같은 건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일상과 생각을 자유롭게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에 무근본 회고 카테고리를 아래의 4개로 정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시간 / 보고 듣고 읽은 것/ special things / 총평과 여남은 이야기]
스마트폰 사용 시간
스마트폰 중독(이지만 늘 현실에 충실하고 싶은)자라서 폰 통제 어플을 많이 이용하는데요. 매 주 스마트폰 사용은 어떤지, 어떤 어플을 사용했는지 체크하곤 합니다.
유튜브와 SNS가 대부분의 사용시간을 점철할 것 같지만 일이 많거나(사용 시간이 현저히 줄음), 달리기를 열심히 한 주(NRC 어플이나 유튜브 뮤직 사용시간이 늘어남), 쇼핑을(각종 쇼핑앱)/효도를(엄마와의 전화통화) 많이 한 주 등 나보다 더 나의 일주일을 잘 트래킹해 줍니다. 첫 회고를 보니 주에 약 43시간 정도 사용했고(매일 6시간 이상) 지금은 30시간(일 4시간 이상)이니 꽤 줄었네요. 만족스럽습니다.
보고 듣고 (쓰고) 읽은 것
매일 보고 듣는 것은 많은데 이걸 글로 남기지 않으니 감정만 희미하게 남더라고요. 책/오디오북/컬럼/영상/노래 등 일주일 중 남기고 싶은 콘텐츠를 꼭 기록합니다.책에 관해서는 아주 좋았던 책은 당연하고, 좋지 않았던 책도 모두 기록하는 편이고요. 이외의 컨텐츠는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작성하는 편입니다.
이 작업이 좋은 이유는, 말을 하고 글을 쓰다가 언급되는 저의 이야기에 분명한 출처를 밝힐 수 있고 그 당시의 감각을 그대로 발췌 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그리고 꽤 지적인 느낌이라 근사해 보인다는 점이 좋습니다.
special things
그 주에 있었던 특별한 일들을 작성합니다. 미리 블로그에 써 두고 회고 시 옮겨 놓기도 하지만, 일주일을 곰곰이 돌아보지 않아도 꼭 기억하고 싶은 기쁨과 슬픔을 남깁니다.
다음주는
다음 주 목표와 결심은 가끔 짧게 씁니다. 목표는 늘 실패하기 일쑤라, 저의 회고는 성취 위주로만 작성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봐야지, 하는 잡다한 것을 쓰고 실패합니다.
총평과 여남은 이야기
위에서 못쓴 얘기들과 느낀 점을 짧게 씁니다. 회고를 다 쓰고 나면 불현듯 드는 생각을 쓰는데 말하자면 회고의 회고인 셈입니다. 한편, 구체화 되지는 않았지만 생각할 거리들을 짧게 쓰기도 합니다. 이 내용들은 다음 한 주 동안 살아 움직이며 어떤 경험을 일으켜 다음 회고의 한 꼭지가 됩니다.
Q. 채은님의 회고 방식을 반영한 회고를 보여주실 수 있으실까요?
[1월 4주차]
스마트폰 사용시간
이번 주 사용 시간 : 39시간, 일 5시간 반(지난 주 대비 2시간 반 증가)
카카오톡 : 5시간, Daisy(글 쓰기어플) : 1시간 40분
인터넷 : 9시간, 블로그 3시간, 인스타 1시간 40분, 티맵 : 5시간
인터넷과 인스타를 왜 저리 많이 했지? 인터넷은 도저히 기억이 안 나고,
인스타는 아마도 와디즈 광고를 돌리느라 30분 정도 소요했을 것 같다.
블로그는 최근 재미있는 게시물이 있어서 계속 도파민으로 트래킹하느라..(반성은 하지만 안보는 것은 못하겠다!)
그리고 이번주 특별손님은 오늘의집 : 여전히 홈오피스 인테리어를 보고 있다.
반성은 스카이프 0시간 : 전화영어를 이번주 내내 하지 않았기 때문.
일기어플(daisy)과 필사(카톡) 시간이 늘어나서 지난 주 대비 2시간 반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사용 내역을 보면 사용량 통제에 실패한 것이 바로 보이는데, 이번주는 어플만 잠궈놓는 방식을 사용해 봤기 때문인 것 같다.
이놈의 폰 중독.
요즘 사람들은 빠르게 빠르게 자동화시킨 삶을 다시금 쇼츠와 스낵콘텐츠에 소비한다는데, 내가 딱 그 꼴이다.
보고 듣고 읽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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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H마트에서 울다 (완독O)
지난 주부터 집중해서 읽어나갔던 책인지라, 지난 회고분은(중간까지 읽었을 참이었다) 음식에 대한 묘사와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정체성을 기록했다. 그리고 나서 마저 읽는데 눈물이 후두둑 났다.나는 이렇게 솔직한 글을 쓸 수 있을까? 가족에 대한 글은 늘 감정과 추억이 들어가기에 왜곡되는 것 같은데, 미셸 자우너의 글에서 그녀의 가족들은 뾰족하게 깎아낸 연필로 단정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두어 번 오열을 했지만 눈물은 잠시 뿐, 바로 그 날 오후 엄마와 전화 할 때의 나는 어김없이 무뚝뚝한 딸이었다.
HOW TO 미의식 -야마구치 슈 (완독O 추천)
경영 의사결정의 모델에는 데이터형(현재)/경험형(과저)/아트형(미래)가 있다.
데이터 형이 합리적이고 근거있다고 여겨지고, "그냥 좋아"라는 아트형이 저평가 되는데, 실은 데이터형의 경우에는 모두들 비슷한 결론에 밖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이폰 이전과 이후의 스마트 폰이 전세계적으로 똑같듯이 말이다.
느낌이 좋은 것에 대해 근거 없이 구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던 내 인식을 바꿔주는 책이었다. (물론 세 가지 관점 모두 중요)
미의식이 중요하고 그를 키우기 위한 방법들이 적혀 있는데, 만화라서 좋았다. HOW TO 시리즈를 그 자리에서 여러권 사버렸다!(다른 책들은 쬐끔 노잼이라 미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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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표현을 떠난 순수한 자아란 없다 : 여러 분야의 컬럼들을 필사하고 있는데 공감할만한 내용이었다.
표현해야 할 자신이 어디엔가 존재하고 그것을 옮겨적는 것이 자기 표현이 아니다.
자아는 자신을 표현하려는 시도 그 자체에서 탄생하므로, 과거의 자신에 대해서는 근심할 필요가 없다. 희로애락과 오욕칠정으로 피칠갑이 되고 뒤범벅이 된 자신의 흔적과 파편들을 차분히 주워 모으는 과정에서 비로소 형성되는게 자아다. 그런 과정과 무관한 순수한 자아란 없다.
special things
키보드와 글쓰기 꽤 오래전부터 글쓰기를 염원하고 있는데, 쓰다보면 워드의 크고 흰 창이 너무 엄격해서 그만 한 단락만에 서둘러 종료버튼을 누르고 만다. 워드도 그랬고 노션도 그랬고 원노트도 그랬다. 카카오톡에도 끝맺음이 없는 문장들만 줄줄이 나열되어 있다.아예 화면을 안 보고 쓰는 건 어떨까? 쓰고 싶은 말이 많은데 내 검열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아예 안보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그래서 멋지게 빛이 들어오는 기계식 키보드를 샀다.노트북 대신 스마트폰에 연결을 시켜두고 일기장 어플에 한 자, 한 자 글을 옮겼다. 기계식은 처음이라 타자가 잘 안 눌리는 것 같았지만 그건 글이 손가락으로 나오지 않는 것일 뿐이었다.꾹꾹 눌러서 처음으로 긴 이야기를 썼다.
이제는 노트북보다 더 무거운 키보드를 챙겨 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피지 않아야 예쁜 꽃
고백하자면 나는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사람이다. 내가 흙을 덮은 새싹들은 절대 움을 틔우지 않는다. 너무 부지런히 물을 주고 볕을 쬐주어 그럴 것이다. 과한 애정을 줄 때 싹이 나지 않으면 빠르게 관심이 사그라들고, 그 뒤에는 싹이 났는지 어쩐지는 알 수 없다. 그렇게 몇 번의 흙을 까뒤집었다.그런데 생화는 다르다.매일 죽어가는 생화는 부지런할수록 더 잘 살릴 수 있다. 줄기를 비스듬히 잘라주고, 시든 꽃잎을 떼어주고 아주 차가운 물에 담가주어야 한다.의지 뿐인 나에게는 아무래도 생화를 돌보는 일이 훨씬 더 잘 맞는 것 같다.그런데, 내 손에 들어와서 꽃이 피는 경우가 생겼다. 바로 튤립이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튤립은 봉오리가 잘 오므라들어 있다. 의식적으로는 한 번도 꽃이 핀 것을 보지 못했는데 너무 부지런했던 탓일까? 점점 꽃잎이 커지더니 활짝 피고 말았다.
며칠을 펴 있더니 한 두 잎 씩 떨어져버린 튤립. 나는 꽃을 키운 걸까 죽인 걸까?
총평
감기에 걸려서, 라는 핑계로 이이번주는 뭉근히 녹았다. 매 주의 목표는 **수업듣기 **책 읽기 **공부하기 등등등 인데 이번주의 목표는 잘 쉬기였다.폰 하고, 영상보고 이런거 말고 반신욕하고 잘 침전되어 있기.그런데 목요일은 또 실패하고 말았다.혼자 있는 집은 너무나도 유혹이 많아서 잘 쉰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하는 것 보다 하지 않는 것이 어렵다는 건 이런 것일까.어쨌든 자몽가득한 배쓰밤과 함께 반신욕은 했다.
저의 실행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실행 한 모든 것을 낱낱히 쓰는 건데요, 쓰고나면 알게 됩니다. 제가 한 주 동안 움직이고, 생각하고, 받아들였고 표현 했더라고요. 참 많은 것들을 해냈더라고요. 하고 싶은 모든 일을 다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기에 한 것들에 초점을 둡니다.
Q. 회고 작성 시, 유념하거나 나만의 노하우, 루틴 등이 있으실까요?
성과와 느낌에 대해 씁니다. 계획은 52주 연간계획표를 출력하여 벽에 붙여 놓았는데요, 매주 계획이 단 하나도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실패는 계획표에 성공은 회고에 씁니다.
회고에 작성되는 성공은 대단한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실행 한 모든 것을 낱낱히 쓰는 건데요. 회고를 쓰고나면 알게 됩니다. 제가 한 주 동안 움직이고, 생각하고, 받아들였고 표현 했더라고요. 참 많은 것들을 해냈더라고요. 하고 싶은 모든 일을 다 하지 못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렇기에 한 것들에 초점을 둡니다.
Q. 위 회고 외에 메모어에서 작성한 회고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 하나와, 그 이유도 함께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저는 저에게 발생한 매주의 스페셜한 일들을 좋아합니다. 그 중 몇 개의 스페셜띵스를 꼽아보면 아래와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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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
10여년 만에 대학교 기숙사 룸메들에게 연락을 했다. 나의 첫번째 룸메이트.연락이 끊긴 이유는 내가 번호가 바뀌어서 였는데 나는 그조차 모르고 누군가는 휴학을 누군가는 유학을 갔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 연락하기가 어려워졌었다.내 카톡에는 늘 그들이 떠 있었는데도 말이다.용기내어 연락했고 그들은 날 반갑게 맞이해주었고 한 주가 채 지나지 않아 우리는 만나게 되었다. 다들 그대로였고 상냥했고 근사했다. 이렇게 다시 연이 이어져서 감사한 오늘이었다. 우리가 만났다. 무탈하게 말이다.
-연락을 다시 할 때 건낸 말 : 언니 저 진리관(3인실) 누구누구인데요. 결혼X 종교X 다단계X 그냥 진짜 반가움으로 연락해보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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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일
올해부터 사수가 되었다. 후배를 가르치면서 주어진 일을 잘 해내는게 정말 부담스럽다.과연 내가 첫번째 방풍림이 되어서 팀장님의 요구를 다 반영할 수 있을까?지난 금요일에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는데?그저 나는 열심히 일만 하면서 사수를 잘 보좌하고만 싶었다.그러다 생각을 고쳐먹었는데,회사일을 생각하면 두려웠는데,사실 한 번에 잘 하지 못하는 것이 두려운 거지, 피드백 받아가며 수정하면 되는 거였다.기획력과 스스로 방향성을 위해 기존문서를 공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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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데 있어 중심축을 여러 개 두어야 한다.
&&가 몇 번이나 떨어져서, 방향부터 재점검해야할 것 같아 참 속상하고 우울했다. 다시 쓰는 건 괜찮지만, 내 이력이 커리어 전환에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서이다.같은 날, 간만에 네일아트를 한 기쁨은 기쁨은 탈락의 슬픔을 달래주진 못했다.***프로그램에 합격했는데, 그 소식도 우울함을 뛰어넘진 못했다.그러던 중 개인사업에서 좋은 소식이 왔는데, 바로 [재구매를 넘어 선물하기로] 내 상품을 구매한 것이었다. AARRR에서 마지막 R, 레퍼럴의 단계가 아닌가! 갑자기 우울감이 사라졌고 처음 준비하는 것처럼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만일 회사 하나만이 나의 중심축이었다면, 정말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Q. 채은님 본인만의 일주일을 돌아보는 방식이 있으실까요?
저는 최대한 미루는 편이라 일요일 11시가 되면 컴퓨터를 켭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사용시간 내역을 보며 약간 현타를 받고요, 그 중 가장 많이 사용한 내역을 '아니, 이게 뭐라고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였담?' 하며 체크합니다. 대략적인 한 주는 여기서 대부분 파악되는데요, 매일 10분 영어전화를 하기 때문에 스카이프를 50분 사용했을 때가(수업을 농땡이 치지않았기에) 가장 기쁩니다.
그런 뒤 밀리의서재/유튜브의 재생목록/나에게 보낸 메시지를 살펴봅니다. 이 부분은 한 주 동안 어떤 인풋이 있었고 어떤 아웃풋을 내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줍니다.
책은 북마크 위주로 체크하고, 유튜브는 남들에게 공유한 내용을 주로 기록합니다.이외에 '이렇게 하지 말 걸' 하는 후회는 보통 달리기를 하면서 참회하고요, 뛰고 나면 무거운 마음은 사라지고 가뿐함만 남기에 더 사소하고 금세 잊어버리는 일상들을 기록합니다. 그렇다면 회고란 저에게 선택적 기억을 남기는 작업이라고 해야할까요? 회고분을 돌아보면 다채롭고 풍성한 날들 밖에 기억나지 않더라고요.
Q. 채은님은 메모어에서 회고를 하며 어떤 변화나 도움이 되셨나요?
1회차 메모어를 끝내며 회고를 하며 가장 좋았던 점 에 대해 기록 한 부분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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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이 아니라 한 일에 대해 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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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고잡이라서 늘 이거해야지, 저거해야지 하는 목표만 있는 사람이었다.
•
실적 점검은 거의 하지 않았다.
•
그러나 회고를 쓰면서 계획보다는 한 일에 대해 박수를 쳐 주기로 했는데, 지난 12주를 되돌아보니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었다.
라고 쓰여 있습니다. 많은 것들이 (약간의 의무감 덕분에) 명확하게 달라졌어요.
1.
쓰지 않으면 잃어버리기 쉬운 것들이 세밀하게 남아 있습니다.
저는 메모어를 시작하며 윤독이라는 것을 처음 접했는데요. 지금 다시 그 첫 감각을 떠올리면 할 수 있는 말은 '윤독 진짜 좋아!' 이지만, [윤독]이라는 키워드로 제 회고를 되돌아보면 이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 수 있어요.[6월 3주차]윤독모임 : 내가 가장 기다리는 모임.윤독은 학창시절 교과서를 한 페이지씩 돌아가며 읽어내는 것과 같이, 글을 소리 내서 읽는 독서법을 말한다. 수원의 독립서점에서 윤독모임을 매달 나가고 있는데, 처음 윤독을 하고 나서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내는 소리의 아름다움과, 글자에의 집중을 느껴서 홀려버렸다. 소리내어 읽기 때문에 단편만 읽지만 그것도 또 하나의 묘미이다. 토론도 짧게 하는데, 여기서 내 의견을 말해보는 작은 훈련도 해 보고 있다.이번에는 참가자가 적어서 의견을 많이 말해야 해서 진땀이 났다.[7월 2주차]윤독모임 : 이번 달도 윤독모임에 참석했다. 내 목소리로 글을 읽는 다는 것이 어찌나 이렇게 행복한지!이번 달의 책은 소설보다 여름 2023.
단편을 함께 읽는 장점은,
옳고 그름이 없는 생각을 나누고 근거를 얘기하는 기분 좋은 윤독 모임....(후략)
2.
쓰기에 엄두가 나지 않는 것들도 다 쓰여 있습니다.
일상을 조그맣게 쓰는 것은 잘 하지만 큰 사건이라 볼륨이 큰 것들은 엄두가 나질 않거든요.그런데 메모어에서 매 주간을 쓰다보니, (이벤트가 이미 분절되어 있어서인지) 돌아보면 잘 기록되어있어요. 처음으로 길고 긴 여행기에 대해 작성을 했고요, 그리고 개인 프로젝트의 시작과 끝의 과정이 몽땅 남아있더라고요.매주 일요일 늦은밤 11시에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노트북 덮개를 연 것에 대한 합당한 보상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제 세계에서 절대 마주 할 일 없을 사람들을 메모어를 통해 만나고 이야기 합니다. 그들의 상상 할 수도 없는 하루와 일주일을 읽게 됩니다. 사족이 많은 제 날들을 눈여겨줍니다. 그게 좋아요.
다른 멤버분들의 회고하는 삶도 확인해 보세요!
메모어 회고인(人)터뷰는 어떠셨나요?
메모어 회고인(人)터뷰 관련 피드백이 있으실 경우 아래 링크를 통해 편히 의견 남겨주시면 더욱 나은 인터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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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어는 멤버분들이 더욱 나은 회고 활동을 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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