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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ir 회고인(人)터뷰 | 유아롬님

메모어 멤버들의 회고하는 삶을 나눕니다.
메모어 회고인(人)터뷰 란, 메모어 멤버들의 회고하는 삶을 보다 깊게 풀어내고 나누는 자리입니다. 회고의 정체기를 겪고 있는, 회고를 보다 삶에 잘 적용하고 싶은, 또는 회고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은 멤버분들을 위해 준비한 기획입니다. 회고를 통해 성장하고 있는 다른 멤버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메모어 멤버들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길 바랍니다.

Q. 안녕하세요 아롬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사람과 사람을 다정하게 연결해 세상을 더 낭만적으로 만들고 싶은 유아롬입니다.
‘사람'이라는 무한한 자극제를 좋아하는 자극추구자라 그런지, 언젠가 칸트처럼 새로운 사람들을 주기적으로 집에 초대하고, 대화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단 생각을 해요. 결이 비슷한 사람들로부터는 은은한 안정감을, 정반대의 사람들로부터는 도파민을 얻곤 합니다.
자극을 추구하는 것만큼 ‘낭만’을 추구하기도 하는데요. 저에겐 다정한 인간관계와 느슨한 연대, 커뮤니티가 일상에 낭만을 더해줬기에, 비슷한 방법으로 세상에 영향력을 끼치고 싶단 막연한 꿈을 꾸고 있어요.
직업으로 저를 소개를 하자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에서 브랜드와 유저를 애정 담아 잇는 ‘커뮤니티 매니저'로 3년가량 일을 하다가, 현재는 ‘프로덕트 마케터'로서 지속 가능한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운 좋게 업에서도 매일 같이 사람들의 취향과 기록을 보며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저를 잘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가 ‘집'이기도 한데요, 집 곳곳에 저의 취향과 ‘나다움'을 녹여 꾸미고, @aromdaun.haus에 기록하고 있어요. 기록 덕에 14기 때 ‘나다운 집 만들기’를 주제로 메모어 라이브를 진행하기도 했었습니다.
아, 메모어는 7기부터 현재 16기까지 쭉 참여하고 있어요. 사실 매주 마감 1분을 남기고 호다닥 회고를 제출하는 불성실(?) 회고인이라 이렇게 인터뷰에 실리는 게 조금 민망하기도 하지만, 열 개 남짓의 기수 동안 쌓은 저의 경험과 사례를 나눈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이런 사람, 이런 회고도 있구나-’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인스타그램 link iconInstagram (@arom.daun)
 아롬다운 집에 놀러오세요
요즘은 정해진 양식 없이 자유롭게 회고를 작성하고 있어요. ‘무양식'이 양식이랄까요. 회고의 소재, 깊이에 따라 어울리는 양식이 다르다는 생각에 이번 기수는 그때그때 손이 가는 방식으로 회고를 쓰고 있어요. 여기에 별도로 ‘나에 대한 레슨런’ 혹은 ‘좋았던 콘텐츠/문장’ 등은 가급적 남겨두려 하고 있어요.

Q. 아롬님은 회고를 어떤 방식으로 작성하시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수마다 양식은 조금씩 달랐는데, 이번 16기는 양식을 정해두고 쓰고 있진 않아요. ‘무양식'이 양식이랄까요. 회고의 소재, 깊이에 따라 어울리는 양식이 다르다는 생각에 이번 기수는 그때그때 손이 가는 방식으로 회고를 쓰고 있습니다. 긴 줄글일 때도 있고, 가볍게 쓰고 싶을 때는 bullet point 형태로 짧은 글을 여러 개씩 쓰기도 해요.
그래도 몇 기수에 걸쳐 가장 오래 유지했던 회고 양식을 하나 공유드리자면, 아래와 같아요.
[1] 이번 주 요약 데이터
기록해둔 수면 시간, 몸/마음/생각 수치부터, 그 주에 가장 많이 들었던 곡, 이번 주를 대표하는 해시태그를 적어요
[2] KPT(Keep, Problem, Try) or 키워드 중심 회고
[3] 나에 대한 레슨런
회고는 ‘나'라는 백과사전을 만드는 좋은 도구라는 생각에, 이런 별도 코너를 만들어두고 저에 대한 레슨런을 수집하고 있어요.
[4] 좋았던 콘텐츠/문장
핸드폰에 캡처해 두거나 사진으로 찍어두는 문장이 많은데, 나중에 잊어버리는 때도 많아 회고록에 함께 기록하고, 공유하고 있어요.
전형적인 회고 방식에 덧붙여 [3], [4]처럼 저만의 코너를 만들어두기도 해요.
자극 추구자로서 ‘이번 주에 처음 경험한 것' 같은 코너를 넣기도 합니다.

Q. 아롬님의 회고 방식을 반영한 회고를 보여주실 수 있으실까요?

24년 2월 5주차 회고
평균 수면시간 5.1시간 (min 3.7, max 7, WoW -1.4시간 (꒪ȏ꒪)....)
몸 5.1점 (감기 이슈로.. WoW -2.3) / 생각 8.6점 (+0.6) / 마음 9.1점 (+0.4)
몸 컨디션은 안 좋았지만 생각이나, 마음에 영향을 덜 끼쳤던 게 좋았던 포인트.
이 주의 쏘옹 봉제인간 - 12가지 말들, Sade - Is It a Crime
#인연 #감기 #빠른시도빠른학습 #충만 #브랜딩_의미부여
Keep
좋은 인연 만들고, 이어나가기.
화) 퇴사하는 동료분들에게 다정한 작별 인사. 감기 때문에 몸 상태가 안 좋았지만 1~2년 함께 일한 동료 두 분의 퇴사 굿바이가 있던 날이라 참고 출근을 했다. 오래오래 볼 수 있는 추억을 쥐여주고 싶어서 부러 집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까지 충천해 챙기고, 동네에서 유명한 디저트샵에서 케익도 포장하고, 강남역 꽃집에서 '당신의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프리지아 꽃다발도 사서 출근했다.
화) 000(카페) 드로잉 클래스에서 만난 한글이름즈. 수강생 H님, 나, 카페 사장님, 드로잉 작가님까지 넷이 모두 한글이름을 갖고 있다는 흔치 않은 공통점이 있었다. 수업이 끝나서도 한참을 수다 떨다 헤어졌고, 사장님 개인 인스타그램까지 팔로우하게 되었는데 사장님 왈 내가 손님 중 첫 인친이라고...!
사장님의 댓글 "꺄 아롬님! 000(카페) 손님과는 첫 인친이랍니다. 저도 덕분에 정말 정말 감사하고, 오늘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아마도 평생-!"
토) 브랜딩 모임! 스무 살 이후 인생 이야기를 한 명씩 돌아가며 이야기했다. 나는 브랜드든 사람이든 그의 서사를 내밀하게, 디테일하게 알수록, 그리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을수록 더 팬이되는 것 같은데. 인생의 역사를 공유하고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한 명 한 명을 더 리스펙하게 되었다. 더 친밀해진 것 같고ㅎㅎ 앞으로 각자가 펼쳐갈 서사도 기대가 된다.
결이 잘 맞는다 느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기록'을 좋아하고 자주 하는 사람들. 본인 스스로에 대해 잘 아는, 단단한 사람들.
가장 나다운 공간에서, 나다울 수 있어서 충만했던 이번 주말!
날 것이더라도 부끄러워 말고 일단 보여주고 빠르게 개선하기
나의 스무 살 이후 인생 이야기. 일기장에 있던 글들 막 써 붙여놓은 raw 한 파일이었는데 수정할 시간도 없었겠다 그냥 냅다 공개해버렸다. (그래 이것도 나지 뭐 ㅋㅋㅋ) S님이 인생그래프 이야기 너무 흥미로웠다고, 본인도 그려보고 싶어졌다고!
메모어 라이브. 준비된 스크립트가 없어 일단 일대기 순으로 이야기했는데, 정말 WOW 포인트가 많은 피드백을 잔뜩 받았다. 요걸 잘 조합해서 정리해 봐야지.
생각의 중심을 '나'에게 두기.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에 신경 쓰기보다, 나의 감정,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살피기.
수요일에 잠을 너무 못 자서 그런지 저녁에 컨디션이 확 다운되면서 꿀꿀해졌다. 일단 집 밖으로 나와 좋아하는 카레집에 간 다음,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동네 구석구석을 걷다가 따릉이 타는 사람들을 보고 홀린 듯이 따라 탔다. 장갑도 없고 쌀쌀했지만 맑은 한강의 야경을 보며 달리니 꿀꿀함은 서서히 사라졌다. 여기에 좋아하는 노래까지 들으니 환상! 완전히 회복하고 집에 돌아와서 꿀잠 잤다. 오늘 하루를 꿀꿀하게 마무리할지, 좋은 기분으로 웃으며 잠들지는 내가 결정하기 나름이다. 3초 만에 기분을 바꿀 수 있다고!
Problem
감기 때문에 몸 상태 점수가 5.1/10점이다. 우리 팀 6명 중 5명이 감기..!
미팅 준비를 거의 못하고 참석했다. 감기약 기운에 그런 건가 싶다가도 약 핑계를 대는 내 모습이 싫었다. 한다면 얼마든 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Try
동생과 배려하며, 감사함을 많이 표현하며 살기.
이번 주부터 동생과 다시 같이 살게 되었다. 전에 1년 9개월 같이 살다가, 반년 동안 따로 살다 다시 합쳤다. 동생이 이사 다음날 감기몸살로 몸져누웠길래 병수발 들어주고 극진히 대접을 해드렸는데, 얘도 이제 많이 철이 들었는지 뭔지 옛날보다 '고맙다'라는 말을 더 많이 하더라. 고맙다고 해줘서 내가 더 고맙다고 화답했다. 각자의 방이 생겨 이젠 크게 부딪힐 일도 없을 거 같다. '함께'의 단점보다는 장점에 집중해 봐야겠다.
공급자 중심적인 단어 '아롬다운'을 소비자도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나가기.
2월 5주차 나에 대한 레슨런
나 우리 동네 정말 사랑하는구나. 이 동네와 동네 사람들은 사랑할 수밖에 없어!
친절한 000(김밥/샌드위치) 사장님이 문앞까지 배웅해 주시며 "어쩜 미소가 햇살 같으시네ㅎㅎㅎ!"라고 말씀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00(카페) 사장님과 근 한 달 만에 근황 토크. 가게 들어가자마자 두 팔을 머리 위로 흔들며 반겨주셨다. 정말 무해하고 따뜻해....
수요일 아침, 시장에서 과일이랑 장보고 돌아오는 길목에서 목공방 수업을 같이 듣는 부부 두 분을 마주쳤다. 옆 옆 블록에 살고 계신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바로 마주칠 줄이야! 나는 양손에 장바구니. 두 분은 슬리퍼에 츄리닝차림. 우리끼리 찐 동네 주민 바이브 아니냐며 웃으며 인사 나누고 헤어졌다.
루틴을 지키고, 일주일 중 하루 정도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게 너무 소중하고, 에너지가 충전된다.
요즘엔 사진보다 영상으로 기록하는 게 좋다. (용량 지못미...)
좋았던 콘텐츠/문장
살면서 큰 변화가 필요하다면, 평소 살아보고 싶은 동네로 옮기는 방법을 추천한다. 동네를 옮기는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가 크고 막상 살면서 실망할 가능성도 높아 이게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 경험은 두고두고 값진 인생 경험이 될 것이다. (@thsgus)
제가 가장 신이 나고 짜릿해지는 순간은, 어렴풋하게 '느낌'이 오는 책을 붙잡고 앉아 열심히 귀를 기울이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굉장한 이야기를 얻어듣게 되는 순간입니다. 이런 '예상 밖의 이야깃거리'를 만났을 때는, '예상했던 이야깃거리'를 얻는 것보다 훨씬 즐거워지고 또 이런저런 생각 지도 못했던 생각들이 터져 나오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프레임을 한층 더 적극적으로 벗어볼 수도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프레임을 벗어나는 생각이란 예상할 수 있는 것의 바깥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인스피아)
기억이란 우리가 살아온 모든 순간을 공평하게 축적해놓은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애써 선별한 순간들을 조합해 만들어낸 서사이다. 설령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사건들을 경험하더라도 우리가 똑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에디토리얼 씽킹에 인용된 [테드 창 - 숨]의 문장 / 중요한 건자기서사고,의미 부여다)
편집은 결국 의미의 밀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다.(에디토리얼 씽킹)
회고를 쓸 때 거창하게 생각하거나, 남과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 시간만 엄청 쓰고 알맹이는 없는 회고가 남을때도 있었거든요.
회고는 ‘나를 위한 것’이라는 본질을 챙기는게 최우선이고, 나에게 과한 부담을 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Q. 회고 작성 시 유념하거나 나만의 노하우, 루틴 등이 있으실까요?

1.
우선 회고를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있을 거 같아요. 특히 메모어 가입 초기에는 회고(를 비롯한 글)를 잘 쓰시는 분들과 저를 비교하며 주눅 들어하고, ‘잘 써야 한다'라는 중압감에 시작을 두려워할 때도 있었어요. 괜히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이것저것 써 붙이다가, 시간만 엄청 쓰고 알맹이는 없는 회고가 남을 때도 있었고요. ‘회고'는 ‘나를 위한 것'이라는 본질을 챙기는 게 최우선이고, 나에게 과한 부담을 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bullet point 형식으로 짧은 문장을 여러 개 쓰는 방식도 추천해요.
2.
노하우라고 할 건 크게 없지만, 일주일에 틈날 때마다 내 생각과 감정, 아니면 한 일, 일어난 일들을 어디에든 기록해 놓는 게 도움이 됐어요. 좋은 문장을 캡처하거나, 메모장에 놓거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짧게라도 기록해요. 모든 걸 ‘기억'하려 애쓰기보다 ‘기록'에 적절히 의존하는 것도 뇌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기억력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기도 하고요. 하하) 이 기록을 들춰보면, ‘집-회사-집’처럼 반복적인 하루 속에서도 이렇게나 다채로운 생각과 감정을 느꼈구나- 싶을 때가 많답니다.
*특히 저는 매일 출근 전에 쓴 아침 일기에 큰 도움을 받아요. 일기장에 한 주간의 생각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거든요. 읽다 보면 ‘이게 이번 주 일이었다고?’ 싶은 때도 많아요. 일주일이 생각보다 길고 많은 일이 일어나더라고요.

Q. 위 회고 외에 메모어에서 작성한 회고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 하나와, 그 이유도 함께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일주일 간의 기록과 생각을 되짚어 보다 보면, 아주 연관이 없어 보이는 것끼리도 공통적인 키워드로 묶일 때가 있더라고요. 회고가 아니었다면 다 따로 둥실둥실 떠오르다 흩어졌을 수 있는 생각들이, 이렇게 뭉쳐지거나, 뻗어나가는 걸 보는 게 재밌더라고요.
24년 7월 28일 일요일 목공과 창작
창작은 고통스럽다. 특히 내가 뭘 만들고 싶은지 모르겠을 때는 더더욱. 방향성을 잃고 제자리에서 팔만 휘두르는 느낌이다. 핀터레스트에서 레퍼런스만 주구장창 찾고 디자인을 뒤엎길 반복하다가, 동생이 명확한 pain이 있는 과제를 던져주어 모든 게 해결됐다. 비닐 봉투나 깊은 리빙박스에 담겨 있어 한눈에 찾기 어려운 뜨개실 보관 트롤리 + 목봉에 실을 끼워서 돌돌 당겨 풀 수 있는 형태로. pain이 명확하니 나는 해결책만 고민하면 됐다. 몰입이 시작됐다. 창작이 재밌어지는 순간이다.
일에서도 마찬가지로 문제 정의가 제일 먼저다. 그럴듯해 보이는 걸 고르는 건 쓸데가 없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 해결 가능한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창작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 크리에이터에 대한 존경심이 커졌다. 목요일에 유튜브&인스타 크리에이터, 예술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 전 동료분과 이야기 나누면서, 이 업이 개인의 재능과 노력, 꾸준함이 모두 필요한 - 고통스러우면서도 그만큼 행복을 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나는 어떤 재능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생각하게 된다. 10월에 있을 강연을 위해 더 부지런히 고민해야지 (나다움, 집, 인테리어, 취향...)
일주일 내내 시간 될 때마다 스케치업을 열어보며 이리저리 움직여도 보고, 디자인을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갔다.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뽑아냈고, 오늘 드디어 작업이 시작됐다. 스케치업 일주일 체험판 제대로 뽕 뽑았다.
나에 대해 알게 된 것 : 나는 고집이 있는 편이지만 납득 가능한 것에 대해서는 타협이 빠르다.
가짜 노동
롱블랙 아티클을 읽으며 '실제로 내 일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나는 우리 팀과 트랙, 회사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됐다.
얼마 전 일이 재미없어졌다는 동료와의 티타임에서 그 원인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는데, '내 일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없어서'라는 요인이 발굴되었다. 예전 팀에서는 각자가 1-2개 프로그램씩 전담해서 기획, 실행, 운영을 맡았는데, 조직 변경 후엔 한 팀의 팀원이 모두 공통의 목표치 향해 함께 의견 나누고, 비슷한 업무를 다함께하고 있다보니 개인별 성과를 측정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회사의 목표 달성을 더 효율적으로 하는데는 현재의 운영 구조가 더 맞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기부여까지 이끌 수 있는 더 나은 방식은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과를 숫자로 측정할 수 없는 것들은 언제나 회사에서 우선순위가 떨어진다. 그렇기에 측정하기 어려운 것도 기어이 해내고야 마는 곳들이 궁금해진다. 거기선 어떻게 설득을 해서 그걸 하고 있고, 성과 평가는 어떻게 하는거지?
삶의 우선순위
하반기에 들어서고 삶의 우선순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베이스는 남은 3개 회차만 나가고 그만 두겠다고 선생님한테 말씀을 드렸고, 목공도 트롤리만 완성하고서 조금 쉬어볼 예정이다. 취미 생활에서 아낀 돈으로 투자도 늘리고, 필라테스나 요가 등록 등 건강 관리에 더 집중해보려 한다.

Q. 아롬님 본인만의 일주일을 돌아보는 방식이 있으실까요?

한 주를 마무리한다는 생각으로, 일주일 회고는 꼭 일요일 늦은 밤에 쓰기 시작해요. 회고를 일찍 제출하면, 제출한 뒤에 혹시 생길지도 모르는 재미난 일이나 생각을 담지 못할 것 같더라고요.
이르면 밤 10시, 늦으면 밤 11시에 책상 앞에 앉아 한 주간의 일기와 기록을 뒤적입니다. 사진첩, 스크린 캡쳐, 메모장, 캘린더, 업무 메신저 등등 많은 걸 열어봐요. 여기서 임팩트 있었던 키워드를 뽑고, 이 키워드들끼리 연결시키거나, 분해하기도 하면서 회고를 써 내려갑니다.
p.s. 일요일 늦은 밤에 쓰는 것엔 부작용이 있어요. 위에서 살짝 언급했지만, 1분 남기고 황급히 제출하게 되는 때도 있고, 피곤한 날엔 쓰다가 잠든 적도 있답니다. 하하.

Q. 아롬님은 메모어에서 회고를 하며 어떤 변화나 도움이 되셨나요?

1.
‘나'를 알아가는데 큰 도움을 받았어요.
일주일 중에 온전히 ‘나'를 들여다보기 위해 쓰는 시간이 생각보다 없더라고요. 메모어 회고 덕에 매주 강제성 있게 일정 시간을 저를 위해 쓰게 되었고, ‘나에 대한 레슨런'을 수집하며 스스로에 대해 더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같은 조원이 제 회고를 읽고 남긴 댓글을 통해 저를 발견하는데 또 도움을 받기도 했어요요. 예를 들자면, 위에 공유드린 제 회고에 한 조원분이 ‘아롬님은 사소한 부분을 파고들어 자기 내면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면을 찾아내고, 삶의 성찰로 넓게 이끌어 나가시는 걸 잘 하시는 것 같아요!’라는 댓글을 달아주셨는데요. 이 댓글 덕에 ‘아, 나는 이런 강점도 있구나!’하고 새롭게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2.
자신감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누군가 제 선택/행동의 이유를 물었을 때 ‘아, 내가 이걸 왜 했더라? 그냥 무의식적으로 했던 거 같은데..’하며 그때그때 떠오르는 생각으로 임기응변식 답변을 했던 거 같아요. 회고를 하면서는 매주, 매번 제 선택에 물음표를 하나씩 달다 보니 무의식 아래에 있는 제 욕구나 의도를 발견하는 게 자연스러워졌고, 같은 질문을 받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제 의도를 명확히 전할 수 있게 됐어요. 제 말과 행동에 근거와 확신을 실어줬달까요!
3.
매주의 기록 덕분에 제 성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어요.
누군가 본인이 성장했는가를 알고 싶다면 N 개월 전, N 년 전의 본인의 고민과 현재의 고민을 비교해 보라고 하더라고요. 아직도 고민에 변화가 없다면 성장이 없던 것이고, 예전의 고민이 작아 보인다면 성장한 거라고요. 이걸 위해 필요한 건 N 개월 전, N 년 전의 기록이겠죠? 메모어로 남긴 회고가 없었다면, 제 성장을 측정하지 못했을 거 같아요.
+ 소소하지만 제 취향이나 취미가 깊어져간 역사가 회고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도 좋았어요. 이번에 회고인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2년 반 전 회고부터 찬찬히 읽어봤는데, 기록하지 않았더라면 잊혔을 제 초심과 설렘이 담겨있더라고요.
베이스 취미에 대한 기록 22년 3월 2주 차 ) 기초라 한음만 치다 끝났지만 재밌다!!! 다음 주까지 내가 좋아하는 곡 플레이리스트를 보내달라고 하셨다. 두근두근해! 다음 주가 너무 기다려진다.
22년 3월 3주 차) 난 분명 '땃땃읏따따아'를 치고 있는데, 왜 자꾸 '땃땃땃땃따'가 출력되는 건지. 렉이 걸려 '뷃뤱뷉뤱뷉'만 내뱉는 버스 전광판이 된 기분이었다.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들었지만, 생각을 바꿔 먹기로 했다. 처음이니까 못하는 게 당연한 거고, 연습하면 자연스레 나아질 거고.
22년 5월 1주 차) 매일 연습했다곤 생각을 못 했는데 회고 쓸 겸 세어보니 매일이었다. 신기하다. 의무감이나 부담감 없이 '그냥 내가 좋아서 하면' 이 정도까지 열심일 수 있구나. 덕질 경험도 없고, 무엇인가를 디깅 하더라도 하루 이틀하고 끝내던 내게...! 이렇게까지 진심인 취미가 생기다니. 마냥 즐거울 뿐이다.
22년 7월 5주 차) [작전상 후퇴!] 약 2달 동안 붙잡고 있던 베이스 슬랩을 놓아주기로 했다.
22년 12월 4주 차) 베이스를 좋아하게 되면서 *(1) 향유할 수 있는 음악 장르가 넓어졌다, 2) 내가 '좋아하는' 곡이 더 뾰족해지고 명확해졌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우리는 언제나 과정 속에 있다'라는 문장을 좋아해요.
스스로 항상 본인의 좋은 모습보다는, 부족한 모습에 집중하기 마련이잖아요. 그럴 때마다 이 문장을 떠올리면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 나는 더 나아지는 과정 속에 있는 거야!’하고요. 다른 사람의 부족한 점을 마주했을 때도 ‘저 사람도 과정 속에 있는 거야'하면 마법처럼 관용이 생기고요.
저의 과정 속에 있는 이 회고 인터뷰가, 다른 분들의 과정에도 작은 영감과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
메모어 회고인(人)터뷰는 어떠셨나요? 메모어 회고인(人)터뷰 관련 피드백이 있으실 경우 아래 링크를 통해 편히 의견 남겨주시면 더욱 나은 인터뷰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의견 남기러 가기 메모어는 멤버분들이 더욱 나은 회고 활동을 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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